색채로 그린 음악

니체는 말했다. 모든 예술은 음악의 상태를 지향한다고.

만질수도 없고 형체도 없는 음악. 그러나 우리의 영혼을 파고들어 위로와 평안을 주는 음악. 상처입은 자를 어루만지고 기쁜자를 더 기쁘게 하는 음악. 그 음악이 있어 삶은 삭막하지 않다. 외롭고 힘들면 힘든대로, 음악은 삶의 지팡이가 되고 길동무가 된다.

이 화가는 음악을 <그린다>.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것이다. 색채가 악기가 되고 붓이 활이 된다. 그가 색으로 연주하는 음악은 그래서 소리가 없다. 그러나 육신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영혼의 귀를 기울이면 거기에는 실로 오묘하고 달콤하고 장중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뿐인가. 그 음악 속에는 기도가 들어있다. 색채로 그리고 기도로 그린 음악. 이른바 음과 색이 하나되는 경지가 거기에는 있다.

언어 이전의 언어가 있고 천상의 음율이 있다. 화가는 어떻게 음악의 세계를 그릴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내 나름으로 추정하건대 음악이 그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꿈꾸게 하고 현실 저 너머로까지 여행할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고로 몸을 다쳐 육신이 부자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육신의 부자유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혼은 원망이 아닌 감사와 찬양쪽을 택했다. 그래서 그의 얼굴은 어두움과 절망이 아닌 소망과 은혜의 빛으로 가득차 있다. 동심을 잃지않고 색채로 꿈꾸고 빛으로 노래한다. 그는 음악의 세계에 젖어 살며 음악의 절대 음감처럼 천지의 주재자이신 절대자 하나님을 의지하고 노래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그의 일상이 화폭을 타고 흘러넘치는 색채음악회이다. 색으로 그린음악, 들리지 않지만 보이는 음악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새가 날고 꽃이 피며 생명의 화음으로 가득찬 색채음악회. 그것은 색과 음이 하나되는 세계이다.


김병종(화가,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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