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용준의 두번째 개인전에 부쳐

내가 탁용준화백을 만난 것은 약 8년전 그림사랑동우회(수레바퀴선교회소속)에서
그림을 지도할 선생님을 찾는다는 소개로 목동 그림사랑 화실을 찾게 되면서부터였다
체격이 꽤 커보이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한 사람이 전동휠체어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가 좀 많이 망가졌어요"
그는 손마저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자신을 여유로운 미소로 소개했다
모든 일을 말로써 다 설명하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축구경기를 TV로 중계하는
아나운서보다 라디오로 중계하는 아나운서가 더 많은 말을 상세히 해야 하듯이 붓을
손에 끼울 때도 처음 시도하는 봉사자에게 설명해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처음으로 붓을 손가락에 끼워 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한 적이 있었다
뭐 이것 뿐이겠는가!

그 이후로 나는 그의 작업과정을 지켜보면서 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에 전업작가의 숭고한 정신을 볼 수 있었고 그의 온 땀과 정성이 담긴 작품앞에 함부로 쉽게 작품평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화실을 빠지는 일이 거의 없다 언제나 스승이라고 깍듯이 섬김을 받는 나로선 그의 성실함에 늘 부끄러움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이제 그의 그림 애호가들이 많이 생겼고 그런 은혜에 보답하고자 그는 아낌없이 자신의 작품을 좋은 일에 기증도 하고 또 선물도 하는 모습이 참 보기에 좋다
탁용준은 하나님을 섬기는 기독교인 화가이다
그가 장애를 극복하고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찾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는 그림 그리는 일이다

어떤 사람이 그의 그림을 보며 "어쩜 그림이 그렇게 행복해 보여요?"라는 말에 그의 아내 황혜경씨가 이렇게 대답했다
"다 포기하면 행복해져요"
탁용준은 그림을 그릴 때 꿈을 꾸고 있는 행복한 소년이 된다 그의 작품세계로 들어가려면 '순수함'이라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그의 작품에 주로 나타나는 소재는 나무, 꽃, 별자리, 달, 새, 피아노, 집, 아이, 신부 등 일상적인 이미지를 소박하고 정감 있게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물고기가 하늘을 날기도 하고 자전거 탄 아이가 하늘을 달리는가 하면 마술피리라도 불 듯 소년의 피리에는 신비로운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또 한편으로는 예수님의 우는 모습,오병이어, 교회가 있는 동네, 넘치는 잔 등과 같은 신앙적인 모티브로 성경말씀에 근거하여 간략하면서도 함축성있게 형상화한 일종의 서정적 종교화로 보이기도 한다

이제 그의 두번째 개인전을 맞이하여
작은 화면에서 숨쉬고 있는 그의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새생명을 노래하는 그 정겨운 속삭임을,
조용히 외치는 복음의 메세지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랑하는 많은 이웃들의 축복가운데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현 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강사
정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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