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읍, 그 뜨거운 오후에의 정사....

양구읍, 그 후 일주일이 지나갑니다.

탱크 바퀴 밑에서 열병을 앓듯 신음하는 홍천을 지나
양구읍 내로 가는 길은 온통 군사적 풍경(이런 표현이 문법적으로 맞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었습니다.

제가 그 일주일을 껴안고 있는 다고 그 열병이 쉬 회복되지 않으리라는 것 도 잘 압니다.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강원도에서 이런 일반적인 군사적 풍경을 보고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지는 않다 하더라도 하나의 확연한 획을 긋고 바라보는 것은 우리가 이 땅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내 친구와 그의 아내, 탁용준과 그의 첫사랑 애인, 탁화백의 연인 ,그리고 Billy OH가 9월 24일 강원도 양구에 있는 "박수근 미술관"엘 갔었더랍니다.

초대한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주인이 반갑게 맞아 주리란 보장도 없이 불쑥 남의 집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 무모한 짓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만……(비록 문이 열려있다 하더라도)

"박 수 근 미 술 관 "이 그러했습니다.

아무리 그의 체취를 맡으려 해도 그가 없는 집은 더 이상 그의 집이 아니었습니다.

미술관이란 이름을 내걸고 만들어진 미술 집에 그의 그림이 없다는 것은 멀리서 찾아간 나를 멀쑥하게 만들었습니다.(탁화백의 즐거워하고 ,그의 아내가 행복해 하는 모습에 제가 더 이상 불평하지는 않았지만...)

전 , 차라리 그 자리에 그의 생가 터가 그 모습 그대로 있었으면 더 좋았으리란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면 그 명칭을 "박수근 기념관"(이승복 기념관 같이)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박수근"을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박수근에서" 배우러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후곡 약수터의 "좋은 물"(빨리 읽으면 안됩니다), 홍천 읍내 시장 통의 "태화 닭갈비"와 찐 옥수수가 없었으면 전 많이 실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안내 해준 미형씨 ,정말 감사합니다. 늦은 귀가시간 인내로 우리를 지켜준 진주씨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지금 전화기에 매달려 있는 그의 작품 "앉아 있는 여인"
을 바라보며 마주 잡고 있는 두 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골똘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들 없는 집에 놀러왔다가, 힘없이 돌아가는 아들 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선 어머니의 모습으로도 보이고……

아무튼
다음에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땐 꼭 박수근 화백의 진품 유화 한 점을 보았으면 합니다.


***** 그렇다고 가지 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최소한 그곳에는 박수근의 역사는 있습니다 .분명히……

입장료는 1,000원입니다.
휴대폰 줄은 3,000원이고 , 열쇠고리는 5,000원입니다.

탁용준의 친구 Billy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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