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꽃 그림에 대한 단상

아버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꽃집 앞을 그냥 지나치시는 법이 없다. 잘 살피시고 주로 감상을 하지만 혹 맘에 쏙 들면 없는 용돈에 가벼워진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꽃 화분을 사셨고, 선물을 받은 아이 마냥 흡족한 얼굴로 들어오신다. 그리고 그 후로는 닦고 물주고 시간에 맞춰 햇빛을쪼여주며 아이 다루듯이 완상(玩賞)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제는 분가하여 가끔씩 찾아뵙지만 언제나 하시는 일은 꽃 화분 돌보기이다. 새로 핀 꽃의 꽃망울과 은은한 향을 자랑하며 이야기하시는 모습은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인지 나는 꽃이 참 좋다. 결국 그림작업 속에서 나는 꽃을 소재로 한 정물화를 많이 그리며 작업할 때의 기분도 좋고 색감도 밝아짐을 느낀다.
풀꽃의 아름다움! 널리 알려진 이름은 없고, 비싼 가격도 아니지만 수수한 색과 흐트러진 모습이 좋다시는 아버지의 표현에 나는 공감한다. 좀 제대로 된 화분을 가져보라는 이야기와 값나가는 귀한 것 하나가 더 좋지 않냐는 주위의 간섭 아닌 간섭에도 풀꽃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순박한 마음이 나는 좋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잠자리에서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모든 꽃을 빽빽이 심었던 옛집 마당에서의 즐거움을 회상하면그 날은 좋은 꿈을 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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